중학교18명
고등학교44명
재적62명
교사16명
졸업생250명
대학 재학생109명
대학 졸업생89명
탈북 청소년 손희진(가명·21·여)씨는 내년 한동대 입학을 앞두고 있다. 2010년 한국에 들어와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서 공부한 지 3년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대학까지 합격한 것이다.
손씨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다가오는 친구도 차갑게 밀어내고, 북한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여기서 생활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고, 최소한의 인권도 누리지 못하는 고향땅을 위해 기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신 외쳐주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늘꿈학교 졸업생 유성원(가명·30)씨도 내년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 한국관광대 호텔조리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는 유씨는 “순간을 즐길 줄 아는 행복한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올 초부터 하늘꿈학교 직업훈련센터에서 음식을 배워 지난달 세계음식문화연구원 등이 주최한 음식 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유씨는 1999년 양강도에서 탈북해 수없이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라오스까지 갔다가 한국 선교사를 만나 한국에 왔다. 당시 15살이던 그의 키는 137㎝에 불과했었다.
하늘꿈학교에서 탈북 청소년 교육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이 학교는 남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15~26세 탈북 청소년을 돕자는 취지에서 2003년 서울 가락동에 만들어졌다. 강윤희 교사는 “북한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채 남한으로 넘어와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탈북 청소년이 많다”며 “그들을 어엿한 대학생으로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는 기술 교육이나 체험활동 등 중점 분야가 나뉘어 있는데 하늘꿈학교는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 위주로 운영된다. 학교는 이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검정고시 준비와 함께 토익이나 논술, 컴퓨터 교육 등 대학입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교육은 전직 교사 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나 외부 전문 강사를 초청해 이뤄진다. 영어 교육을 위해 미국 대학생들과 두 달간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과 합창·축구·오케스트라·무용 등 특별활동도 있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은 직업훈련학교에서 제과제빵, 바리스타, 푸드스타일링 등을 배운다.
현재는 60명의 탈북 청소년이 재학 중이다. 그들 가운데 30여명은 한국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 마땅한 주거지가 없는 학생들은 함께 ‘그룹홈’을 꾸려 생활한다.
그동안 이 학교를 거쳐 간 탈북 청소년은 220명. 3년 과정을 모두 수료한 113명 중 102명(91%)이 대학에 입학했다.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유명 대학에 들어간 학생도 많다. 특히 내년에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21명이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은행원이나 사진작가, 간호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하늘꿈학교 임향자 교장은 “탈북 청소년들은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남한에서의 삶이 결코 쉽지 않다”며 “통일 후 남북을 통합할 리더를 키워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늘꿈학교는 1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개교 10주년 행사 ‘2012 하늘꿈의 밤’을 진행한다.
손씨가 직접 도시락을 준비했고, 탈북 청소년들의 적응 과정을 적은 책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